지금 우리가 일·EU 경제동반자협정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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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역전쟁이 연일 주목받지만 사실 트럼프 () 보호무역주의는 EU, 캐나다, 멕시코, 터키, 브라질 상대를 가릴 모른다. 우리도 예외일 없다. 도미노식 보호무역 확산의 공포 속에 일본과 EU 경제동반자협정(EPA) 정식 서명은 일단 낭보로 들린다.
 
_박정준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통상전략센터 선임연구원

 


(왼쪽부터) 도널드 투스크 EU 상임의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장클로드 융커 EU 위원장.

 

미국의 전쟁 선포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물리적 전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통상전쟁이다. 글로벌 패권과 기술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360 달러, 140 달러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도 모자라 이제는 압박인지 협박인지 모를 2000 달러, 나아가 5000 달러에 대한 관세 부과도 마냥 부정할 없다. 동시에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WTO 제소(DS542) 환율조작국 압박 등으로 세계에 중국 낙인찍기 환경도 조성했다. 초반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에 쏠렸던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는 어느덧 미국에 설득당한 주요국을 중심으로 중국의 행태를 함께 비판하는 분위기로 바뀌어 가고 있다.
과정에서 각국의 무역보복 조치가 미국의 보호무역에 대한 자구책이라는 가면 하에 확산되어 갔고, 이런 움직임을 엄중히 꾸짖어야 WTO 상소기구는 임기 만료로 퇴임한 위원들의 공석조차 미국의 반대로 적시에 메우지 못해 판사봉을 두드릴 힘을 잃었다. 작년 1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2018 8 현재까지 무려 46건의 제소가 이뤄졌음을 고려할 , WTO 분쟁해결기구에서도 진척되지 못하고 서류만 쌓여 가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1 8개월의 제소 건수 46건은 직전 시기까지 역산한 같은 기간 (2015 5~2016 12) 제소 건수 26건에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수치다. 다행히 아직은 미국의 일방적 보호무역에 대한 WTO 개입 가능성에 거는 기대가 유지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WTO 분쟁해결제도의 해답과 의미, 어느 하나 찾기 어려워진다. 한때 왕관의 보석(Crown Jewel)으로 불렸던 WTO 분쟁해결제도도, 반세기 이상 세계 경제를 지탱해 자유무역 정신도 빛을 잃어가고 있다.
 
·EU EPA 정식 서명, 무더위 단비 같은 소식
지난 7, 일본과 EU 2013 3 개시한 양국 경제동반자협정(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EPA) 5 4개월여 만에 정식 서명했다. 위에서 설명했던 최근의 어려운 국제 통상환경 때문에 내년 최종 발효될 ·EU EPA 하나의 자유무역협정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EU EPA 경과와 주요 내용
사실 2000년대 초반부터 양국 교역환경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는데, 일부는 미국에 비해 일본 시장에서 저조했던 유럽의 우려와1 ·EU FTA 발효 일본의 ()EU 교역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에 대한 일본의 우려가 화학작용을 일으켜 ·EU EPA 강한 동기를 부여했다고 주장한다. 2011 양국은 교역환경 개선을 위한 공동연구를 시작했고, 결과 포괄적 EPA 협상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나누었다. EPA 성공적으로 발효될 일본과 EU 총수출과 양자 수출 모두 유의미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되었다.2 보다 구체적으로, 일본은 TV 전기기기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고관세 철폐, EU 농산물 시장(돼지고기, 치즈, 파스타, 와인, 초콜릿 ) 개방과 각종 비관세장벽 철폐에 대한 것이다. 2013 1 회의를 시작으로 작년 4월까지 무려 18차례 브뤼셀·도쿄 협상을 통해 양측 모두 95% 이상 품목에 대한 관세 철폐를 약속했다.3

 

 

 

호베르트 아베제도 WTO 사무총장은 미국의 분쟁 해결제도 무력화 시도가 각국 상호 보복 조치의 악순환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통상의 관점에서 ·EU EPA 의미
세계에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어 가는 중에 EPA 타결은 경제적 의미 이상이다. 물론 경제적인 관점도 무시할 없다. IMF 통계에 따르면 EU 세계 최대 경제권이다. 28개국 전체 GDP 합계는 미국이나 중국 이상이다. 개별 국가 단위로 봐도 일본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고, 독일, 영국, 프랑스가 4~6, 8위가 이탈리아다. 이는 무역통계를 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6 1월부터 6월까지의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보면, 중국과 미국이 세계무역량 1, 2위에 자리하지만, 독일,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가 바로 뒤를 잇는다. 이처럼 미국,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경제 무역 국가가 바로 시점에 자유무역협정에 합의했다는 사실은 그간 자유무역의 역행을 우려한 많은 이에게 안도를 있다.
·EU EPA 국제통상적 관점에서 갖는 의미도 매우 크다. EU 미국과 함께 자유무역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미국과 EU 진행 중인 FTA 협상인 대서양 무역투자동반자협정(Transatlantic Trade and Investment Partnership, TTIP) 단순히 국가 자유무역협상이 아니라 국제 통상체계 전반에 대한 협상으로 종종 비유되는 이유다. 이처럼 자유무역에서 EU 존재감은 국제통상사()에도 기록되어 있는데, 우선 1948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설립과 발효에 EU 리더십이 절대적이었다. 단순히 GATT 만들어가는 과정에서의 역할 아니라, 23 창립국가 벨기에, 체코, 슬로바키아, 프랑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영국, 여기에 그들의 식민지까지 포함하면 무려 절반 가까이가 EU 영향권이었다. GATT 규범의 초기 잠정 준용에 적극적으로 앞장섰던 8개국 5개국이 EU 국가다.4 GATT 이후 WTO 협상과 영향력 확대에 지대한 공헌을 했던 주요 4개국 일명쿼드(Quad)’ 미국과 EU 그리고 캐나다에 일본까지 포함한다.5
정리하면, ·EU EPA 1940년대부터 현재까지 GATT, WTO 대변되는 자유무역이 근간을 만들고 확산된 안정적인 교역환경을 유지하는데 가장 영향을 미쳤던 국가가 최근 보호무역 기조에 반해 자유무역의 불씨를 되살린 것이라는 의미도 부여할 있다.
EU 일본은 다자 차원에서의 자유무역 환경뿐 아니라 복수 차원에서의 자유무역 확산에도 기여해 전방위적 노력에 앞선 국가다.6 과거 미국이 1994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통해 견제했던 EU 그에 한발 앞선 1993 11 1 마스트리흐트 조약에 의해 설립된 복수국 완전경제통합(Single Market)이며, 작년 1 미국의 탈퇴로 동력을 잃고 좌초할 위기에 처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일본의 리더십으로 말미암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으로 부활, 최종 발효를 위한 참여국의 국내 비준이 착실히 진행 중이다. 시점의 당사국 EPA 자유무역 수호라는 옳은 길로 가는 나침반을 아직 잃지 않았음이 증명되었다.
 
·EU EPA () ·EU FTA
대외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결코 유리하지 않다. 특히 ·, ·EU FTA 무색한 미국의 통상압박과 최근 철강에 대한 EU 잠정 세이프가드(수입할당제 또는 쿼터) 조치는 우리에게 많은 고민을 갖게 했다. 따라서, ·EU EPA 통한 보호무역의 일부 제동과 자유무역 부활에 대한 동기부여는 우리 입장에서도 반가울 따름이다.
그러나 ·EU FTA 선점효과를 경쟁국 일본보다 앞서 누려 왔던 우리에게 ·EU EPA 마냥 고마울 수만은 없다. 그나마 일본 내에서는 EU와의 경쟁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전망인데(일부 농수산식품이나 섬유 제외), 이는 EU 한국이 일본의 수입 시장에서 경쟁하는 정도가 낮은 동시에,7 일본은 기본적으로 이미 시장이 많이 개방되어 있기 때문으로 있다.
그러나 EU 내에서 일본과의 경쟁으로 접근을 달리하면 결과도 달라지게된다. 우리는 2011 ·EU FTA 발효에 힘입어 기존에 EU 시장 내에서 앞서가던 일본과의 격차를 줄여왔지만, 내년에 ·EU EPA 발효되면 이러한 효과는 다시 상쇄될 전망이다. 특히 일본과는 자동차와 부품 분야 경쟁이 매우 첨예한데, EPA에서 합의된 바대로 발효 7 이내 EU 현행 자동차 관세(10%) 일본 차에 대해 단계적으로 철폐되면8 이미 우리보다 2 이상 많이 팔리는 일본 차의 인기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무관세로 경쟁력을 유지하던 우리에게 악영향이 예상된다. 화학제품이나 전기기기, 기계 산업의 EU 수출에도 비슷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U EPA 대하는 우리의 자세
·EU EPA ·EU FTA 이후 협상, 타결되어 발효를 앞두고 있다. 당연히 일본의 입장에선 길라잡이였던 ·EU FTA에서의 학습 효과를 누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2010 1 발효된 ·인도 CEPA 비교해 보다 높은 양허 수준으로 1 뒤에 발효된 ·인도 CEPA 떠올리면 뼈아플 수도 있다. 일본보다 EU 시장에서 지난 년간 앞서 누려온 선점 효과를 감안한다고 해도 말이다.
게다가 일본이 좋아하는 EPA FTA 매우 유사하지만, 무역에 대한 관세나 비관세장벽을 넘어 인적자원 교류, 유리한 사업 여건 조성, 기타 인프라 협력(철도 농업 ) 대해서도 보다 포괄적으로 접근하므로 ·EU FTA보다 넓은 도화지를 가졌다고 있다. 우리는 일본과의 경쟁 산업에서 자체 경쟁력을 키우고, 오래 지속가능한 선점 효과에 대해 고민하는 한편, 브렉시트 이후 ·영국 FTA 협상이나 ·EU FTA 개정 협상에 대해 선도적으로 접근, 준비해야만 한다. 이미 관세장벽은 크게 완화되었으니 비관세장벽이나 추가 협력에 대해 협상해야 텐데 여기서 ·EU EPA 주는 학습 효과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번엔 우리 차례다.


각주
1 Hosuk Lee·Makiyama, Upholding Europe’s mandate on trade, ECIPE Policy Brief No. 11/2012.
2 조동희 , ·EU 경제동반자협정(EPA) 기본합의와 시사점, KIEP 오늘의 세계경제, Vol.17, No.23.
3 김은영 , ·EU EPA 타결 시사점,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Trade Brief, Vol.21. 그리고 이는 TPP 비교될 있는 높은 수준의 자유화다.
4 자세한 내용은 본지 53 참고.
5 최근 WTO DDA 협상에서는 기존 미국, EU 새롭게 인도, 브라질이 더해져 쿼드(New·Quad)라고 부르기도 한다.
6 세계 주요국 대부분이 참여하는 GATT·WTO 다자체제, 일부 이해당사국만 참여하는 FTA 등은 복수체제라고 있다.
7 조동희 , ·EU 경제동반자협정(EPA) 기본합의와 시사점, KIEP 오늘의 세계경제, Vol.17, No.23.
8 일본산 자동차 부품 92% 대한 관세(최대 4%) 즉시 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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