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친환경차, 세계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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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산업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정부 차원에서 자국의 친환경차 관련 기술력과 기업을 적극 육성 중이며 이미 친환경차시장 크기는 세계 1위다. 중국 정부의 체계적인 목표에 따라 향후 전체 자동차시장에서도 중국이 절반가량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중국이 세계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글_조철 산업연구원 중국산업연구부장

 

 


중국 비야디(BYD)는 지난해 세계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기업이다.

 

2017년 중국의 자동차 판매 및 생산은 각각 2888만 대, 2901만 대로 세계 자동차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중국은 자동차 판매 부분에서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되었고, 생산 부분 역시 2009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중국은 여전히 낮은 자동차 보유수준과 경제 성장 지속으로 앞으로도 중국 자동차시장은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기준 중국의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140만7000대로 미국(837만3000대), 일본(597만 대) 등 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425만5000대)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자동차 보유수준이 인구 1000명당 300대만 되어도 자동차 보유 대수는 4억 대를 넘고, 400대가 되면 5억5000만 대를 초과하게 된다. 단순히 대체수요만 하더라도 자동차 판매가 5000만 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향후 인도 등 신흥국의 부상이 얼마나 빠르게 이루어지느냐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세계 자동차시장의 거의 절반을 중국이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친환경차로 산업지도 바꾸려는 중국의 의지
중국은 전기자동차 중심의 친환경차시장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통해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거대한 시장을 기반으로 자체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렇지만 승용차를 중심으로 한 내연기관 기술 발달에는 한계가 있었고 중국의 자동차시장이 커나가면서 오히려 외자계 기업만 이익을 향유하게 되었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이에 따라 중국 로컬기업이 중국시장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하고 더 나아가 세계시장을 주도하도록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육성에 몰두하게 된 것이다. 물론 친환경차정책에 중국의 심각한 공해나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문제 등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핵심적인 것은 세계 자동차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산업정책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친환경차를 ‘신에너지자동차’로 부르는데, 신에너지차의 범위에 하이브리드차는 포함되지 않고,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수소연료전지차 등으로 한정된다. 2010년 이후 중국이 발표한 중요한 산업정책, ‘7대 전략형 신형산업 발전전략(2010년 9월)’과 ‘중국제조 2025 전략(2015년 5월)’에 신에너지차가 포함되어있다. 또한, 2012년 6월에는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자동차산업발전계획(2012~2020년)’에서 신에너지차의 발전 목표 및 주요 지원 내용 등을 제시하였다. 중국 제조 2025 발전 로드맵에서는 2020년 중국 신에너지차시장을 200만 대 수준으로 보고, 중국 자체 지재권을 보유한 자체브랜드 차량의 판매 100만 대 혹은 시장 점유율 70%에 이르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수소연료차도 1000대 생산 및 시범 운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5년에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20%가 신에너지차라고 보고, 이 중 300만 대 이상 혹은 80% 이상을 자국 브랜드로 하며, 수소연료차도 소규모 운행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이 되면 신에너지차시장이 1000만 대 이상, 중국 로컬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며 생산의 30%는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기차 부문에는 더 큰 자신감을 보여 2020년 이미 동력전지, 구동모터 등 핵심부품의 국산화율이 8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고, 2025년이 되면 핵심부품의 완전 국산화뿐 아니라 수출산업화 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3개 이상의 세계 선진수준 신에너지차 부품업체를 육성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반면 내연기관의 경우에는 에너지 절약형 가솔린엔진의 내제화율 목표치가 2020년 20%, 2025년 40%, 2030년 70%에 불과해 전기차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보조금 통해 자국 기업과 기술 육성한 중국
중국의 친환경차 연구개발 지원은 12차 5♡ 계획 시작 연도인 2001년부터 꾸준히 이루어졌다. 그러나 중국 친환경차정책의 핵심은 보급정책에 있다. 초기 보급정책은 보조금 중심이었다. 2013년부터 친환경차에 대한 보조금이 본격화되었는데, 일정 시범지역에 항속거리 250km 이상인 전기차는 중앙정부의 6만 위안에 지방정부의 최대 6만 위안을 더해 총 12만 위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후 보조금은 점차 낮아졌고 2016년부터는 지원범위가 전국단위로 확대되었으며, 2017년부터는 전지의 용량에 따라서도 지원의 차이를 두었다. 결국, 보급지원도 단순히 환경 차원이 아니라 성능에 따라 보조금을 달리함으로써 성능 좋고 경쟁력 있는 자동차 개발을 장려하는 산업 정책적 목적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보조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핵심 기술을 중국 내에서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내 생산된 제품이어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여 중국 자체 산업 발전이 목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특히 2015년 5월 ‘자동차용 구동전지업계규범조건’을 만들어 핵심부품인 전지에 대해서는 심사를 통해 인가를 획득한 업체의 전지를 탑재한 전기차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했다. 이후 인가를 획득한 업체는 모두 중국 자본이고, 삼성 SDI나 LG화학 등 한국 업체의 투자를 받아 중국에서 전지를 생산한 업체에는 허가를 주지 않았다. 이는 전기차 핵심부품의 주도권을 외국기업에 주지 않고, 자국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 준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친환경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예산 부담 등으로 보조금 규모가 축소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20년 이후에는 보조금이 폐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의 친환경차 보급은 보조금이 아니라 규제에 의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기준 판매업체당 평균 6.7L/km인 연비를 2020년 5L/km, 2025년 4L/km, 2030년 3.2L/km 등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2020년 5L/km는 강제규정이고, 이후는 중국제조 2025전략 등에서 목표로 하는 수치다. 결국 이러한 연비 규제에 맞추기 위해 기업에서는 각종 크레딧을 제공하는 친환경차의 판매를 확대해야 한다.

 

2018년 4월 베이징 오토쇼에서 BYD가 공개한 E-SEED 컨셉카.

 

친환경차 생태계 전반 장악한 중국
중국의 친환경차정책에 힘입어 중국 친환경차시장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친환경차 판매는 2015년부터 급속하게 증가하기 시작해 2015년 33만 대의 친환경차를 생산 및 판매하였다. 2017년에는 78만 대를 생산 및 판매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6%에 달했다. 자동차 전체 세계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친환경차시장 점유율은 크게 높은 기록이다. 현재 중국에서 친환경차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거의 중국 로컬기업이다. 2018년 8월 말 중국의 친환경차 생산 및 판매는 60만 대를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중국제조 2025전략에서 목표로 한 2020년 중국 로컬기업 100만 대 생산 및 판매에 2018년 미리 도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목표대로 실천된다면 현재 세계시장의 30%, 향후 50%까지 차지할 가능성이 있는 중국 자동차시장이 전기차시장으로 급속히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친환경차시장에서 중국기업이 단연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친환경차시장(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에서 중국의 비야디(BYD)가 2017년 11만3000대, 베이치(BAIC) 10만3000대 등으로 10만 대를 간신히 넘어선 테슬라나 BMW를 앞서고 있다. 또한, 이외에도 IT업체에서 투자한 연구개발형 친환경차업체가 다수 존재하는데, 이들 업체는 든든한 자본을 배경으로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어 향후 친환경차 기술도 중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벤처형 친환경차업체가 등장하면서 자동차산업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이들 벤처형 친환경차업체는 직접 자동차공장을 보유하지 않고, 기존 자동차공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부 자동차업체는 이러한 벤처형 친환경차업체의 생산하청공장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친환경차 부품산업에서도 중국의 약진이 예상된다. 이미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2차전지의 경우 중국의 로컬기업 보호에 힘입어 경쟁력이 크게 향상되었고, 후발주자인 CATL과 같은 업체가 세계 1위 전기차 전지업체로 부상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은 전지와 관련된 원자재를 많이 보유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소재 개발 및 경쟁력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결국 중국이 친환경차 생태계 전반을 지배하는 전략으로 나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 핵심부품 개발, 보호조치 대응 등 서둘러야
지구온난화 및 지역별 환경문제 등으로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친환경차의 판매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5000만 대에 이르는 중국시장만 친환경차로 바뀐다고 하더라도 우리 기업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력 있는 친환경차 개발이 필수다. 특히 친환경차는 자동차시스템 자체보다 2차전지, 연료전지스택 등과 같은 핵심부품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이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이 거세고 이미 우리를 추월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 분야의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기업뿐 아니라 각종 부품 및 소재업체, 더 나아가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대학 및 연구소들과 연계되어 있으므로 중소기업 지원, 관련 연구개발 강화 등이 필요하다.
중국은 자국 산업, 특히 자국 브랜드 육성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뿐 아니라 각종 시장보호조치를 추진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용 구동전지업계규범조건’이다. 향후에도 중국 정부가 중점 육성 중인 친환경차산업에서 자국 브랜드 보호는 더 강화될 수도 있다. 중국의  불공정·불합리한 조치에 대해서는 관련 국가와 더불어 중국 정부의 시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국제사회에서 공동 대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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