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체제 도래, 개성공단 문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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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면서 개성공단 재개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개성공단의 운영을 위해 앞으로 남은 과정과 과제들을 살펴본다.  

 

글_임현진 서울대 정치사회학 명예교수

 

 

남북출입사무소의 차량 출입문은 아직 닫혀 있다.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우리의 바람대로 비핵화가 이행되면서 종전선언·평화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전쟁 70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로운 한반도가 성큼 다가오게 될 것이다. 더욱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의 설치’는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는 공동의 기구를 운영하게 된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남북 관계를 만들어내는 시초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남북 화해, 교류, 협력에 대한 기대감의 상승

이번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명시적인 합의는 없다. 그러나 10.4 선언에서 합의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고, 이 10.4 선언에는 개성공업지구 1단계 사업의 완공과 2단계 개발에 착수하기로 한 내용이 들어 있다. 이렇게 보면 <판문점 선언>은 개성공단의 재개와 발전을 위한 합의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합의가 아니더라도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내외부의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2016년 개성공단 중단의 명분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제재에 있었다면,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 완화 및 군축까지 합의하였다. 앞으로 열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문제가 확고한 해결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면, 개성공단의 재개를 반대할 수 있는 명분은 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남북의 화해, 교류,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고,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희망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라면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개성공단의 재개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판문점 연락채널이 1년 11개월 만에 복구됐다. 

 

 

<판문점 선언> 이후,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공단 재개에 대한 희망과 그를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공단 정상화를 위한 TF를 구성하기로 한 이후, 5월 3일 첫 회의를 가지면서 본격적인 재가동 준비를 하고 있다. 여전히 불안정한 북미정상회담의 추이를 지켜보아야 하는 장애물이 남아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이 그동안의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공단 정상화를 위한 인내를 발휘하였고 점차 그 결실이 가까워오고 있다는 점이다. 

개성공단의 가동이 중단된 지 2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다시 개성공단에 입주하고자 하는 의향을 밝히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와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입주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응답한 101개사 가운데 96%의 기업이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재입주 희망 이유 첫 번째가 ‘개성공단이 가진 경쟁력(약 80%)’이었으며, 두 번째는 ‘다른 대안이 없다(약 10%)’는 점이었다. 응답 기업들이 꼽은 개성공단의 경쟁력은 단연 ‘저렴한 인건비(약 80%)’였다. 한편, 개성공단 재개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현 정부의 임기 내’라고 예상한 기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크게 두 가지 시사점을 말해준다. 하나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게 개성공단은 저렴한 인건비, 세재 혜택과 물류비 등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매력적인 곳이라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개성공단이 현 정부 임기 내에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대단히 높다는 점이다. 비록 전체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약 절반 정도의 기업에 해당하는 조사 결과이긴 하지만 <판문점 선언> 이후 공단 재개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의 지원에 대한 희망이 부쩍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 입주 희망 기업들이 ‘원자재 구입, 노무비 등 경영자금 문제(58.4%)’, ‘거래처 감소로 주문량 확보 문제(38.6%)’, ‘설비자금 확보 문제(35.6%)’ 순의 경영상 애로를 호소하고 있으며, 이들이 재입주를 할 경우에도 ‘재입주를 위한 재원마련 등 금융애로(66.0%)’와 ‘중복 시설과잉투자로 발생하는 애로(23.7%)’가 예상된다. 따라서 앞으로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정부 차원의 적절한 지원과 준비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참고로, 개성공단이 중단되기 전 입주기업과 생산액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의 표와 같다.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개성공단 전체 생산액은 공단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 2007년에는 1억 달러를 돌파하였고, 2015년에는 5억 6,000만 달러 이상을 기록하였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 근로자 1인당 생산성도 높아져서 2005년 약 2,500만 달러 수준에서 2015년에는 1만 200달러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개성공단이 꾸준하게 발전하고 있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개성공단의 운영 재개와 발전을 위한 과제

물론 이 외에도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장기적인 공단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개선이 따라야 할 것이다. 당장 개성공단이 남북 관계 및 정치적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이는 향후 남북 정부에 대한 기업인들의 신뢰감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문제이다. 이 문제는 개성공단이 역사적으로 잠정 중단(2013년), 그리고 완전 중단(2016년) 등의 경험을 거쳤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기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을 위해서는 남북 당국간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며, 이를 뛰어넘는 차원의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을 남북의 협력 공단이자 동시에 국제적인 제조업 기지로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개성공단이 남북의 문제로 인하여 중단되는 위험성을 감소시키고, 국제적인 협력의 틀을 제시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가장 확실한 방도는 남북이 화합해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난 5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성공단 기업협의회가 주최한 개성공단 재개준비를 위한 워크숍이 열렸다. 

 

 

사실 이보다 중요한 문제는 개성공단 제품의 수출 가능성이 더욱 높아져야 한다는 점이다. 개성공단이 가동 중일 때에도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개성공단 제품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경제봉쇄의 해제와 역외 가공무역품으로의 인정 등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주로 한국 시장을 겨냥하거나 극히 일부를 해외 시장으로만 수출하였던 개성공단 제품의 시장 저변을 확대시키는 것도 개성공단이 발전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여기에 앞서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으로 지적되었던 원자재 등의 편리한 확보 등과 함께 소위 3통 문제(통행, 통신, 통관) 등의 문제도 해결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이러한 것들이 개성공단 재개와 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 분야의 과제라면, 지금 당장 재가동을 위해 요구되는 과제들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우선, 약 2년 이상 가동 중지된 공장 설비 및 전기, 용수 등의 제반 기술적 점검 등이 필요하다. 아울러 개성공단에 근무했던 숙련된 북한 근로자들을 다시금 수용하고 재배치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개성공단은 중단되기 직전 약 125개 기업, 북한 근로자 약 5만 4,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인근 개성시 인구를 고려하면 북한으로서도 더 이상의 근로자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서 근로자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기숙사 건립 및 육아 시설 등이 갖춰져야할 상황이기도 하다. 여기에 일정한 기술 교육과 훈련을 위한 시설도 필요할 것이다. 사실 이러한 문제들은 이미 노무현 정부 시기 남북이 합의한 것이었고 일부는 시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 기숙사 건립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인 입장, 그리고 박근혜 정부 시절의 잠정 중단과 완전 중단 등을 거치면서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었다. 

 

남북 공동 생산과 이익을 향한 과정

개성공단이 지금 당장 재개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내부적으로는 5.24 조치를 넘어서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가 극복되어야 한다. 게다가 불안정성이 그치지 않는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지켜보아야 하고, 그 사이 남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도 차질없이 이행되어야 한다. 어찌되었든 이러한 과정을 거쳐 개성공단이 가동되고, 생산이 정상화된다면 많은 부분에서 남북의 이익이 될 것이다. 일례로, 한때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제품이 우리나라 전역에서 팔리는 속옷의 70% 이상을 차지했듯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한 가격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기업들에게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매력적인 공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개성공단의 미래가 중단 전 상태인 임가공 형태의 제조업 중심으로만 머무를 수는 없다. 오히려 개성공단을 설계할 때부터 염두에 두었던 제조업 및 첨단산업 등이 입주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럼으로써 체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라도 개성공단의 현재의 장애요인들을 미래지향적으로 극복하여야 한다. 이와 함께 자유로운 통행과 통신, 그리고 생산된 물품의 자유로운 통관 등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안정적인 생산 환경 마련과 더불어 남북이 공동으로 생산하고 이익을 누리는 확고한 모델로 성장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10.4 선언에서 합의했던 남북의 경제협력 방식과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구상’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재가동되고, 발전의 확고한 청사진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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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