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NAFTA 재협상과 2026 월드컵 공동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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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월드컵 개최를 축하한다. 난 이를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으며, 우린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멋진 월드컵이 될 것!’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렇게 썼다. 

글_박정준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통상전략센터 선임연구원 

 


 

2018 러시아 월드컵의 막이 올랐다. 개최국 러시아는 개막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90분 경기에서 76억 지구촌을 무려 다섯 번이나 열광하게 했다. 대회 초반이지만 일단 첫 경기부터 흥행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기대도 함께 고조될 수 있다. 그리고 월드컵 개막 불과 이틀 전 미국·캐나다·멕시코의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3국이 2026 월드컵을 공동개최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를 통해 NAFTA 재협상 과정에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운 세 나라가 어제의 적에서 오늘의 동료가 된 찰나의 순간이 연출됐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미국·캐나다·멕시코의 월드컵 연합 유치 성공에 기뻐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NAFTA 재협상: 이상한 나라의 나바로 & 커들로 
“그것은 배신이며, 트뤼도가 우리 등에 칼을 꽂았다(It was a betrayal. He really kind of stabbed us in the back).”  
“지옥에 트뤼도를 위한 자리가 있다(There’s a special place in hell).” 
이는 각각 지난 6월 8, 9일 이틀 간 캐나다 퀘벡 주 샤를부아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이후 래리 커들로(Larry Kudlow) 미 국가경제위원장과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 미 국가무역위원장 겸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캐나다 총리를 겨냥해 낸 언사다. 트뤼도 총리는 미국의 보호무역적 관세조치를 비판한 바 있다. 고위급 보좌진들이 이웃 국가의 지도자를 상대로 저런 독설을 쏟아 내다니 미국은 분명 이상한 나라다.  
여기서 우리는 NAFTA 재협상의 현 주소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부분 개정의 한미 FTA 개정협상은 미국 국내법이 규정하는 무역촉진권한법(TPA) 없이도 행정부 주도로 진행될 수 있었다. 그러나 1994년 발효되어 전면적인 재협상이 진행 중인 NAFTA는 2015년 의회로부터 받아낸 TPA가 7월 1일 만료되기 전에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함에도 현재로썬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 미국의 철강관세에 대한 캐나다와 멕시코의 분노, 캐나다인들의 미국산 불매운동, 멕시코와 미국 간 이민 및 국경 문제 대립으로 NAFTA 재협상은 산으로 가고 있다. 특히, 5년 마다 협정을 재검토하여 연장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파기되는 ‘일몰조항(Sunset Clause)’이 최근 다시 도마 위에 오른 난제다. 




2026 FIFA 월드컵 NAFTA? 
이 와중에 NAFTA 3국의 2026년 월드컵 공동개최 소식은 참 아이러니하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3국은 최종 투표에서 경쟁국이었던 모로코를 134 대 65로 제치고 공동개최권을 따냈다. 월드컵 역사상 공동개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처음이고, 미국은 1994년 미국 월드컵 개최 이후 두 번째, 멕시코는 1970년과 1986년 단독 개최 이후 무려 세 번째 개최가 될 예정이다. 캐나다는 이번이 첫 월드컵 개최다. 이렇게 되면 개최국 자동 출전 관례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2026년 월드컵 본선에 자동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그렇다고 타 대륙 국가에 피해가 가진 않을 것이다. 2026년 월드컵부터는 본선 진출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크게 늘기 때문이다. 경기 횟수도 무려 80회나 될 예정이며 미국이 60경기, 캐나다와 멕시코가 각각 10경기씩 나눠 개최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미국은 월드컵 유치 경쟁 과정에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3국 개최를 반대하는 국가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협박성 발언, 그의 반(反) 이민 정책과 개도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 이란 제재를 이유로 한 나이키의 이란 대표팀 축구장비 공급 중단 등이 뒤섞여 개최국 자격 취득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언급한 것처럼 ‘열일’한 덕분인지, 아니면 미국이 이미 갖춘 탄탄한 인프라 덕분인지 월드컵은 8년 뒤 NAFTA 3국에서 개최된다. 
NAFTA 월드컵이 개최될 2026년은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이후(설령 그가 연임에 성공한들!)가 되겠지만, 성공적인 월드컵을 위한 인프라 점검 및 추가 시설 마련 등에 3국간 교역은 그의 재임기간 중에도 필수적이다. NAFTA 재협상의 실패는 월드컵 공동개최 및 그 준비에 나비효과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 협상의 지지부진함 속에 3국의 속은 타들어 가겠지만 이제 좋든 싫든 그들은 함께 해야 한다. 월드컵 준비와 개최가 적과의 동침이 될지, 재협상의 성공적인 결론과 그에 힘입은 성공개최까지 함께하는 운명공동체로 발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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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