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龍)을 잡는 매, 피터 나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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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출범 수많은 이가 웨스트 1에서 짐을 쌌다. 허버트 맥매스터 보좌관, 전략가 스티브 배넌과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 게리 NEC 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백악관 핵심 참모이자 대중(對中) 강성 매파 알려진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자리에서 같은 곳을 노려보고 있다. 태평양 너머 중국을 겨냥한 매의 이다.  

_박정준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통상전략센터 선임연구원

 

 

 

행정부가 들어서면 정부 조직과 인사에 변화가 생기는데 개편과 폐지, 확대나 축소는 물론 때때로 조직 이합집산이 발생하기도 한다.2 이러한 관점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제일 눈에 띄는 대목은 국가무역위원회(National Trade Council, NTC) 신설이다. 미국 통상협상 전략 수립과 제조·방위산업 능력 평가를 위한 백악관 직속 자문기구로, 기존 국가경제위원회(NEC) 어깨를 나란히 한다. 명칭이 비슷한 국제무역위원회(ITC)와는 다른 조직이다.3 신설 NTC 이끌 적임자로 워싱턴 정가에 화려하게 데뷔한 이가 바로 피터 나바로 위원장이다.
 
이혼가정에서 자라 석학의 지도를 받다
피터 나바로 위원장은 1949 7 15 매사추세츠주의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났고, 어릴 부모가 이혼해 백화점에서 근무하던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불우할 있었던 환경에도 나바로 위원장은 1972 터프츠대학교에서 학사 졸업한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태국에서 3년을 보냈다. 귀국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해 1979년과 1986 각각 행정학 석사와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참고로, 그의 박사과정 지도교수는 저명한 경제학자인 리차드 카브스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로, 경영전략의 세계 최고 전문가인 마이클 포터와 국제경제학의 권위자 엘하난 헬프만 교수를 지도한 석학이다.
 
한때는 자유무역주의를 지지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1970년대 미국 에너지부 등의 정책분석가를 지낸 1980년대 초중반, 거처를 하버드대학교와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UCSD) 옮기고 1989년에는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UCI)으로 마침내 천직을 찾았다. 20 이상 경제와 공공정책 분야를 가르쳐 그는 지금도 캘리포니아대학의 머리지 경영대학 명예교수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박사학위를 받기 2 전인 1984년에 저서 <정책 게임(The Policy Game)>에서 관세 보호무역 조치 타국의 보복이 초래할 세계 경제 불황에 대해 경고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보호무역주의자의 어제에 자유무역에 대한 지지가 있었다니 새삼 흥미롭다. 그는 이에 대해 중국이 부상하는 과정 등에서 자유무역 이론이 철저히 무시되었고, 이것이 변심(?) 이유라고 밝혔다.   
 
학자 나바로, 현실정치에 뛰어들다
교수가 천직 같던 나바로 위원장은 정치에도 관심을 보였다. 1992년부터 샌디에이고 시장(무소속), 하원의원(민주당) 등에 차례나 도전했고 시장선거 당시엔 선거자금과 관련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고배만 마시던 그의 정치 인생은 아마존 창립자인 제프 베조스가 열어줬다. 정확히 말하자면, 트럼프 대통령 사위이자 이방카 트럼프 고문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고문이 인터넷으로 중국 전문가를 검색하던 아마존에서 발견한 나바로 위원장의 저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Death by China)> 등을 읽고 그를 면담 천거했다. 자신과 같은 철학을 가진 경제전문가의 등장에 트럼프 대통령도 무척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나바로 위원장의 운명과 미국 통상정책의 향방
백악관 입성 그의 삶은 쉽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의 피터(My Peter)’라고 부를 정도로 그를 아꼈지만, 켈리 비서실장은 대통령 앞에서조차 위원장 등과 고성을 주고받는 나바로 위원장을 탐탁지 않아 했다. 결국, NTC NEC 산하로 이관하고 나바로 위원장의 지위도 무역제조업정책국장으로 강등하면서 주요 회의 참석 금지는 물론, 모든 이메일과 일정을 NEC 위원장에게 보고토록 했다. 이후 밤마다 웨스트윙을 서성거리던 나바로 위원장은 마침내 트럼프 대통령과 독대 기회를 얻었고, 공격적인 무역정책을 제안해 재기에 성공했다. 나바로 위원장의 정책 제안이 맘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제조조업정책국을 다시 NEC에서 분리하도록 지시했고, 위원장이 철강 관세 반대 과정에서 사임하며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다.
그런 나바로 위원장의 운명에 따라 미국의 대중강경책과 보호무역 기조에도 온도 차가 생길 전망이다. 나바로 위원장은 현재 백악관 연봉 ( 2 )으로, 석양이 아름다운 캘리포니아 라구나 비치에 1928 지어진 대저택에서 이를 리모델링한 건축가 아내 레슬리 르봉과 아들 알렉스, 그리고 고양이들과 평화롭게 살고 있다.

 

각주
1 웨스트 윙은 미국 대통령 관저 백악관 서쪽 별관의 명칭. 대통령의 오벌 오피스(Oval Office)와 부통령, 비서실장, 국가안보보좌관 등의 업무 공간이 있으며 백악관 참모진 전체와 동등한 의미다.
2 한국 역시 1998년 외무부 개편으로 발족한 외교통상부가 2013년 외교부로 바뀌고, 통상 기능은 이전 지식경제부에 더해져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로 재편됐다. 같은 시기 폐지되었던 통상교섭본부는 작년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산업부 하부조직으로 부활했다.
3 ITC는 한국의 무역위원회(Korea Trade Commission, KTC)와 비슷한 조직으로 대외교역이 국내의 생산·고용·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자국 산업에 피해가 발생할 시 이에 대한 구제조치를 대통령과 의회 등에 권고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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