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영국의 중국 내 ‘쌍둥이 칼’ 상표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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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헹켈은 중국에서 칼 등을 지정상품으로 ‘TWIN’이라는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영국 트와이닝이 칼 등을 지정상품으로 ‘TWININGS’ 상표를 출원하면서, 두 회사 간의 중국 상표권 분쟁이 발생했다.

글_손보인 법률사무소 영무 변호사·변리사

 

 

 

영국 트와이닝은 영국 왕실에 차를 공급하고 최초의 얼 그레이 차를 제조해 유명한 회사로,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차 제조업체다. ‘쌍둥이 칼’로 잘 알려진 독일 헹켈은 금속제 주방용품 등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중국에서 ‘칼’ 등을 포함한 지정상품 8류에 ‘TWIN’이라는 상표권을 등록받았다(1987.7.10.).
그런데 트와이닝이 차에 관련된 ‘칼’ 등을 포함한 지정상품 8류에 기존 자신의 브랜드인 ‘TWININGS’로 중국 상표를 출원했고(2009.11.2.), 중국 상표국은 심사를 거쳐 특별한 거절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상표 출원공고를 했다(2010.12.20.). 이에 대해 헹켈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관련 상표권 분쟁이 시작됐다.

독일 헹켈, 영국 트와이닝의 상표 출원에 이의신청
헹켈은 자신의 중국 상표명인 ‘TWIN’이라는 문구가 영국 트와이닝의 ‘TWININGS’에 포함되어 있어 소비자가 혼동할 수 있음을 우려해, 트와이닝의 ‘TWININGS’ 브랜드를 ‘칼’ 등의 상품으로 확장하려는 상표 출원을 저지할 필요가 있었다.
중국 상표법에 따르면 상표 출원공고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이의신청 사유에 따라 선권리자, 이해관계자 또는 누구나 공고된 상표권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중국 상표국에 상표 출원공고된 상표에 대한 이의신청이 되는 경우, 중국 상표국은 이의신청에 대해 다시 심사를 진행해 제정하며 상표등록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후 중국 상표국의 이의신청에 관한 결정에 대해 불복하는 당사자는 다시 중국 상표평심위원회에 불복 심판을 제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헹켈은 트와이닝의 상표 출원공고에 대해 중국 상표국에 이의신청을 했다. 그러나 중국 상표국은 헹켈의 이의신청에 대해 ‘TWIN’ 상표와 ‘TWININGS’ 상표가 유사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헹켈은 중국 상표국의 이의신청 기각결정에 대해 중국 상표평심위원회에 불복심판을 제기했으며 중국 상표평심위원회는 헹켈의 편을 들어주었다. 헹켈의 ‘TWIN’ 상표명을 트와이닝의 ‘TWININGS’ 상표가 그대로 포함하고 있고, 상품류 8류에서 지정된 상품이 같으며,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에게 상표명에 대한 혼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영국 트와이닝의 항소와 상표 공존 합의계약
트와이닝은 헹켈에 유리한 중국 상표평심위원회의 심결에 불복해 중국 베이징 지적재산권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베이징 지적재산권 법원은 상표평심위원회의 심결과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한편, 당시 트와이닝은 헹켈과 상표 공존 합의계약을 체결했는데, 헹켈이 트와이닝의 ‘TWININGS’ 브랜드를 ‘칼’ 상품에 사용하는 것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상표 공존에 합의한다는 내용이었다. 트와이닝은 베이징 지적재산권 법원의 판결에 불복했다. 트와이닝이 헹켈과 상표 공존 합의 계약을 체결해 선등록권자와의 공존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헹켈과 트와이닝의 소비자는 서로 달라 소비자에게 오인이나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없다며 다시 항소했다.
베이징 고급인민법원은 트와이닝의 주장을 받아들였는데, 우선 헹켈의 ‘TWIN’ 상표와 트와이닝의 ‘TWININGS’ 상표는 차이점이 있어 서로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한, 트와이닝과 헹켈이 상표 공존 합의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을 고려해 트와이닝의 ‘TWININGS’ 상표 등록에 문제가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사적자치의 원칙을 거론해 상표권자에게 해당 상표권을 없애거나 포기할 수 있는 권리는 상표법상의 공공의 이익을 해하지 않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라며 두 회사의 상표 공존 합의계약을 받아들였다

선등록상표와 후출원 상표 공존 가능성 시사
위 사례는 중국 상표권 등록에서 선등록권자에 의한 이의신청과 그 이후의 중국 상표평심위원회의 심판, 해당 심판의 심결에 대한 법원 불복 소송 등의 과정에서 선등록권자와 후출원 권리자 사이에 체결한 상표 공존 합의계약이 후권리자의 상표 출원에 관한 법원 소송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중국 법원이 판시한 것처럼, 중국 상표법의 목적 중의 하나인 ‘상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보호한다’는 공익을 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상표권에 관한 선등록권자와 후출원 권리자 사이의 사적자치에 따른 상표 공존 합의계약의 내용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향후 중국 상표 출원에 대해 선등록상표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거절된 후출원 권리자라도 사후에 선등록 상표권자와 상표 공존 합의계약 등을 사적으로 체결함으로써 후출원 상표가 중국 상표국에 공적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선등록 상표권자와 후출원 권리자 사이의 상표 공존 합의계약을 체결하게 된다면 공존의 대가 부분과 계약이 해지나 파기되는 경우 후등록 상표권에 대한 처리 부분 등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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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