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의 원산지확인, FTA 원산지 간편 인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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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을 가공·생산하는 전통식품업체 E사는 최근 베트남의 유력 바이어와 계약을 체결, 수출 예정이다. 베트남 바이어는 관세절감을 위해 FTA 원산지증명서를 요구했고, E사는 FTA 원산지판정을 위해 국산 원재료에 대한 원산지(포괄)확인서를 공급업체에 요청했다. 그러나 농어민 영세기업의 특성상 원산지(포괄)확인서 수취가 어렵고 원산지입증 절차도 까다로워 곤경에 처하게 됐다. E사는 원산지증명을 포기해야 할까? 

글_이민선 Ciel Plus 관세사

 

 

 

FTA로 인한 관세 혜택의 효과가 높아지면서 전기·전자, 기계, 자동차 등 일반 제조업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관세가 높은 농수산식품 분야의 교역량도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한류 열풍은 한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농수산식품의 수출 확대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농어민의 원산지 관리, 현실적 어려움 고려
농수산식품의 경우 수출 가격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한국산이라는 원산지 증빙이다. 일반적으로 수출물품의 FTA 원산지증명을 위해서는 사용된 원재료의 원산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국산임을 확인하는 원산지(포괄)확인서가 필요하지만, 농수축산물은 물품의 특성상 원산지입증서류를 갖추기 어려운 애로사항이 있었다.
앞의 사례 역시 E사의 수출 품목이 전통식품이다 보니 국산원료 사용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했다. 즉, FTA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각종 농수산물에 대해 농어민 등으로부터 원산지(포괄)확인서를 수취하거나 완전생산을 증명하기 위한 여러 서류를 갖춰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FTA 협정상 대부분 완전생산기준이 적용되는 농수축산물의 생산자인 농어민 등이 원산지(포괄)확인서를 작성하고 원산지를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고려해, 농수축산물의 FTA 원산지증명을 간편하게 발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원산지 간편 인정제도가 도입되었다.
원산지 간편 인정제도란, 원산지증빙서류 구비가 어려운 농수축산물에 대한 FTA 활용도를 촉진하고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장의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복잡한 원산지증명절차 대신에 친환경 농산물인증서 등 관세청장이 정하는 서류 1개만으로 원산지 증빙을 인정하는 제도다.
전통식품 제조자이면서 수출자인 E사가 이 제도를 활용하게 되면, 한국식품연구원에서 발급하는 전통식품 품질인증서 1장만 제출하면 원산지를 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관세청은 원산지(포괄)확인서로 인정되는 서류의 발급기관으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16개 수협, 축산물품질평가원, 한국식품연구원, 사단법인 한국쌀가공식품협회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농산물 원산지증명 절차의 간소화
과거 농산물은 농지 원부, 경작 사실, 매매 증빙 등의 서류를 함께 제출해야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친환경농산물 인증서, 농산물 우수관리 인증서, 농산물 이력추적관리 등록증, 지리적 표시 등록증이 원산지(포괄)확인서로 인정되면서 복잡한 원산지증명 절차가 간소화되었다. 특히, 정부양곡 중 국산 수매 쌀은 별도의 생산 이력 관리가 되지 않아 원산지확인서류 발급이 어려웠지만, 한국쌀가공식품협회가 발급하는 ‘정부양곡 국내산 가공용 쌀 공급확인서’를 FTA 원산지증빙서류로 활용 가능해 수입산 쌀 원료의 국산 대체효과까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산물의 경우 물김 수매확인서, 마른 김 수매확인서, 수산물 품질인증서, 수산물 지리적 표시 등록증, 수산물 이력추적관리 등록증, 수산물 유기수산물 인증서만 있으면 원산지확인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김 수출을 예를 들면, 이전에는 원산지증명을 위해 군청의 어업면허증, 어촌계와 어민의 어업권 행사계약서 등의 서류가 있어야 했지만, 어민이 물김을 채취해 수협에 납품하고 발급받는 물김 수매확인서 1장만으로도 원산지확인서를 대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농수산물뿐만 아니라 축산물인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에 대해서도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발행하는 축산물등급판정확인서를 원산지증빙서류로 인정하고 있어 국내 축산물의 FTA 원산지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관세청장이 관련 기관과 협의를 거쳐 원산지확인서로 인정하는 서류들은 농수축산 식품 중 고시 별표에 언급된 품목에 한하고 있으므로 확인이 필요하다.
FTA 체결에도 여전히 해외에서 검역 등으로 수입통관이 까다로운 물품 중 하나인 농수축산 식품. 원산지 간편 인정제도를 통해 간편하게 원산지판정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FTA를 활용한 수출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농수산물과 전통식품이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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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