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무역, 눈에 보이지 않는 제품을 거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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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여 디지털 경제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따라 우리의 통상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상품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까지 ICT기술을 통해 국경을 넘나들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글_박현석(성균관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잊혀질 권리’1는 디지털 무역 장벽이다? 

2014년 유럽사법재판소(EU)가 ‘잊혀질 권리’를 인정한 이후, 2016년 3월에 프랑스 당국이 ‘잊혀질 권리’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글에 10만 유로(약 1억3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 사건이 있었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경제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예시로,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구글은 이후 96만 건의 개인정보를 삭제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결국 ‘잊혀질 권리’의 인정은 글로벌 ICT 기업인 구글의 유럽 활동에 걸림돌이 되었다. 뒤에서 설명할 ‘디지털 무역 장벽’의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경제, 변하고 있는 통상 환경

디지털 경제란 말 그대로 모든 활동이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통상 환경도 바꾸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곽동철 연구원은 “인터넷을 통해 상품 검색, 주문, 전자 결제를 하는 전자상거래가 디지털 무역의 개념이었지만, 이제는 더 확장되어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 영역까지 포함한다”라고 설명했다. 즉 ICT의 발달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도 무역의 대상이 된 것이다. 쉬운 예로, ‘넷플릭스’나 ‘애플 아이튠즈’를 통해 해외의 동영상,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바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처럼 외국의 서비스를 수입해 사용하는 것이 디지털 무역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법률, 보험, 금융 서비스도 ICT를 통해 원격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무역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지난 3월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018년도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2017년부터 나타난 디지털무역장벽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디지털 무역 시대를 대비해 디지털무역장벽에 관해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데이터에도 국경이 생겼다

전 세계에서 국경 간 데이터 이전을 금지하는 데이터 현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데이터가 국경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그 나라에 별개의 데이터 센터를 설립해야만 한다. 대표적인 곳이 중국이다. 애플은 ‘아이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의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지난해 하순부터 중국에 별개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건설 비용은 약 10억 달러로 추정되며, 2020년까지 67만m2 규모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곽동철 연구원은 “각 국가들이 데이터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국가별로 별개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규모의 경제, 비용, 보안 측면에서 상당히 큰 부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유튜브를 못 본다?

일부 국가의 경우 공중도덕과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특정 웹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는 경우가 있다. 중국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다. 중국의 ‘만리방화벽’이라 불리는 웹사이트 차단기술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상위 30개 사이트 중 12개를 포함해 3000여 개의 사이트에 접속이 불가능하고 그에 따른 피해액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디지털 서비스는 제품일까?

인도네시아의 경우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디지털 서비스에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입안 중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관세가 부과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무역장벽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서비스를 제품(디지털 제품2)으로 인정할지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의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곽동철 연구원은 “디지털 제품이 지금은 기술의 발달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처럼 소비되지만 예전에는 눈에 보이는 재화의 형태로 수출되었다"며 "이러한 이유로 이것이 상품인지 서비스인지 논란이 있는 것이고, 아직까지 확정된 결론은 없다” 고 설명했다. WTO는 작년 12월, 제11차 각료회의에서 ‘전자적 전송물(디지털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무관세 선언’을 향후 2년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즉, 이것은 2년이라는 한시적인 합의이며, 논의는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우리는 변화의 한 가운데 있다 

광대역 인터넷의 보급과 스마트 모바일 기기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디지털 경제는 급성장하고 있다. 2016년 전 세계 ICT 서비스의 수출 규모는 4,390억 달러를 기록해 2008년 대비 48% 성장했다. 이렇듯 세계의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를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이다.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조업 중심의 틀을 무너뜨리는 파괴적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FTA의 활용도 중요하다. WTO 차원에서 다자간 협의가 힘든 경우는, 양자간 협정인 FTA를 통해 디지털 무역장벽을 낮출 수 있다. 디지털 제품에 대해서는 영구적으로 무관세를 합의한 한미 FTA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의 흐름 한 가운데 있음을 잊지 말자.

 

<주석>

1 잊혀질 권리   자신의 정보가 더 이상 적법한 목적을 위해 필요치 않을 때, 그것을 지우고 더 이상 처리되지 않도록 할 개인의 권리

2 디지털 제품   ICT 기술을 통해 전송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로 예전에는 CD나 DVD에 담겨 전송되었던 음악, 동영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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