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기술장벽, 민관 세트피스로 역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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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럼프 대통령발 무역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겉으로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관세장벽이지만 이 외에도 기술장벽, 수량제한조치 등의 비관세 장벽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 중 특히 무역기술장벽(Technical Barriers to Trade, 이하 TBT)은 점진적으로 늘어, 작년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의 무역기술장벽 통보문이 무려 2585건에 달하며 역대 최고 수치를 보였다.

글_박상희∙박현석(고려대학교 지리교육과∙성균관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유럽은 1900년대 담배라이터 생산의 중심이었지만 1980년대 이후 중국산 담배라이터가 세계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유럽연합(EU)은 2007년 EU 시장에 수출되는 모든 라이터에 대해 아동 방지 기능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즉, 파괴테스트에서 적어도 85%의 어린이가 라이터를 파괴할 수 없어야 하고 어린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디자인해야만 비로소 EU로 라이터를 수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2007년 유럽으로 수출되는 중국산 담배라이터 수출량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관세장벽만큼 넘기 힘든 무역기술장벽
EU가 요구한 아동 방지 기능은 무역기술장벽(Technical Barriers to Trade, 이하 TBT)의 전형적인 사례다. 이처럼 TBT는 국가 간에 다른 기술규정이나 절차 등을 적용하여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저해하는 무역 장애요소를 말한다. 쉽게 말해, 제품의 수출에 장벽이 되는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시험, 검사, 인증 등이 TBT다. 이러한 무역기술장벽은 관세장벽처럼 금액으로 바로 와닿지는 않지만 영향력이 크다. OECD에 따르면 2015년의 TBT를 관세로 환산하면 직접 부과되는 관세 7.3%에 이른다고 한다. 15년도의 세계 평균 관세율이 7.7%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임을 알 수 있다.

TBT의 숨겨진 진짜 목적은?

세계 여러 국가는 TBT를 자국민의 안전과 환경을 위함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 이유가 전부일까? 그렇지 않다. TBT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다. 예를 들면 자국기업에게만 유리한 안전기준을 만들어 외국산 전기차 배터리 수입을 차단하거나, 화장품과 의료기기 위생허가 시 자국에서 발급한 인증서만 인정한다. 이를 통해 비슷한 인증시험을 자국에서 한번 더 보게 해 외국 제품의 수출 비용을 증가시킨다. 2005년 World Trade Report에는 이런 말이 수록돼 있다. “다자간무역규범 하에서 정부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하여 자의적으로 관세를 올리는 것이 어렵게 된 현 상황에서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때로 다른 수단(TBT)를 이용하도록 유혹받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2017년 선진국과 개도국의 신규 TBT 통보문 건수 현황을 살펴 보면, 개발도상국이 8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개도국에 개발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베트남 경제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그에 맞는 기술 규제가 필요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제 표준을 따르는 것이 아닌 자국 고유의 새로운 기술 규제를 만든 것이다.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것 외에 별도로 베트남 고유의 기술규제도 고려해야 하니, 수출장벽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TBT 성공 대응사례 : TBT를 넘어 햇빛 쨍쨍한 사막에 건조기를 수출하다!
오늘도 LG전자 박과장은 깊은 한숨을 내쉰다. 햇빛 쨍쨍한 사막에 건조기를 성공적으로 수출하면서 의기양양했던 모습도 잠시...갑자기 생긴 사우디의 TBT로 인해 급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건조기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에너지효율 인증정보를 표기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수준보다 훨씬 까다로운 전력 소비효율 기준을 맞추라고 한다. 기존에 준비한 인증제도와 상이하게 달라 많은 추가 비용이 들 것 같아 걱정이 크다.
사우디아라비아 사막과 건조기? 마치 눈으로 뒤덮인 에베레스트 정상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과 같이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박과장은 사우디에 건조기를 성공적으로 수출했었다. 여성의 사회 진출과 더불어 발코니가 없는 주거 환경 특성상 건조기 수요가 높았고, LG와 삼성이 사우디에서 기술력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자기 사우디의 TBT가 생기면서 수출이 힘들어졌다. 에너지효율 인증정보 표기의무가 비용적, 행정적 부담을 야기하고, 사우디에서 요구하는 전력 소비효율 기준이 국제기준에 비해 높아서 통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러한 업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지난 3월 1차 WTO TBT 위원회에서 사우디 당국과 협의한 결과, 에너지효율 인증정보 표기의무를 삭제하고 전력 소비효율 기준을 재검토해보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덕분에 박과장의 의기양양한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

민관협력으로 제2, 3의 사우디 성공사례 만들 수 있다.
FTA 확산으로 관세장벽은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TBT와 같은 비관세 장벽은 높아지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현지 시장에 진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TBT는 개별기업이 정보를 입수하기 어렵고 국가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혼자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협력이 중요하다. 수출기업, 정부, 전문기관이 협력하여 규제를 분석하고, WTO TBT FTA를 통해 상대국과 협의하는 등의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다. 사우디 건조기 협의 사례같은 성공 사례가 계속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TBT를 위한 국제기구는 없을까? WTO TBT
WTO TBT 협정은 기술규정, 표준 및 적합성평가 절차가 국제 교역에 불필요한 장애를 초래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회원국은 모든 국가에 똑같은 기술규정 및 표준을 적용해야 한다. 또한 국제표준이 있으면 그것을 따라야 한다. , 기후적 또는 지리적 요소나 근본적인 기술 문제 때문에 어려울 경우에는 사무국에 통보하여 이해 당사국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이 협정은 분쟁해결 절차에서도 권고 수준에서 벗어나 제도적 개선명령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한 연 3회 개최되는 WTO TBT 위원회 정례 회의 및 양자회의를 통해 TBT를 해소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도 TBT 애로 안건 91건 중 45건을 해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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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